비트라 미술관 Vitra Museum
유명 가구 회사인 비트라(Vitra)가 운영하는 비트라미술관에 방문했다. 제네바에서 바젤까지 3시간 반, 바젤에서 또 독일로 향하는 약 40분의 버스를 탄 후 겨우 도착했다. 버스 배차 시간이 꽤 기니 바젤에서 비트라 뮤지엄을 갈 분들은 예약시간, 기차 시간 유의해서 준비하시길. 버스를 타고 이게 맞아? 싶은 독일 시골 마을을 지나다 보면 정말 뜬금없는 평지에 비트라 뮤지엄이 나온다. 정말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프랑크게리, 안도 다다오, 자하하디드처럼 유명한 건축가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무리해서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비트라 뮤지엄 건축 투어 Architecture Tour
비트라 뮤지엄을 충분히 즐기기위해서는 Architecture Tour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투어는 가이드님의 설명과 함께 함께 건물 내외부를 2시간 정도 동안 살펴볼 수 있다. 독어 투어는 매일 11시, 영어 투어는 매일 12시(금토일에는 3시도)에 진행된다. 웹사이트(https://design-museum.reservix.de/?_locale=en)에서 예약을 미리 하고 가야한다. 가격은 다음과 같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투어는 비트라 하우스부터 시작된다. 둥지 모양의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스위스의 건축가 Jaques Herzog와 Pierre de Meuron가 설계를 도 맡았다고 한다. 비트라 하우스는 13개의 작은 집들이 겹겹이 쌓인 5층짜리 집이다.
독특한 구조 덕분애 매 층마다 큰 통창이 있어서 채광과 전망이 참 좋았다. 또한 각 층마다 비트라 제품들로 꾸며져 있었는데 정말 멋있었다. 참고로 비트라 하우스를 구경하는 것은 무료이다. 건물 곳곳을 둘러보고 비트라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통창에 보이는 자연 풍경과 제품들이 서로 조화되게 인테리어를 꾸민 것이 정말로 인상 깊었다.
그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프랭크 게리의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이다. 내부는 전시실로 이용되고 있었다. 비트라 디지이너 박물관은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은 개리의 1989년 작 초기 작품이다. '해체주의'의 개념이 적용되어 독특한 외관을 가진 작품은, 곡선의 유기성을 작품의 외관에 적절히 사용된 역동적인 건물이다.
내부도 자연 채광을 활용한 것이 인상 깊었다. 층의 구분이 명확학지않고, 벽 역시 평행한 직선보다는 유기적으로 성한 것이 외부만큼이나 독특하게 느껴졌다.
다음으로 방문한 건축물은 컨퍼런스 파빌리온으로 활용되는 안도 타다오의 작품으로 이동했다. 그의 건물은 1층에서 시작하여 지하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개리의 유기적 작품과 달리 쭉 뻗은 직선이 특징이었는데, 이를 서로 방해하지 않게, 사이에 벽이 있었다. 벽의 높이는 주변 나무의 경관을 해치지 않는 높이로 정해졌다고 했다.
지하로 구성 된 건물이지만 아래로 큰 창이 나 있어서 채광이 좋았고, 전혀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또 인상 깊었던 건 내부와 외부 구조물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느껴지는 주변 환경과 건물의 조화가 너무 멋있었다. 또, 일본인인 안도 다다오가 각 벽의 콘크리트 블록 크기를 다다미 1조의 사이즈로 맞추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다음으로는 이동한 것은 공장 동이었다. 니콜라스 그림쇼가 설계한 네 모 네 모 한 공장 완공 후 맞은편에 프랭크 게리가 건물을 지었다. 앞서 본 게리의 비트라 뮤지엄 건물과 달리 네모네모 한 것은 앞서 지은 그림쇼의 건물과 맞추기 위함이라고 했다. 근데 모서리마다 계단은 또 게리 특유의 유기적인 형태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 조금 웃겼다.
또 주변에는 SANAA가 설계한 원형 물류 창고가 있다. 규모에 놀라고 상상과는 다른 질감에 놀랐다. 겉면 포장재가 아주 단단할 줄 알았는데 가서 만져보니 영락없는 플라스틱이더라. (사실은 플랙시 글래스라는 재료라고 한다.) 두께도 6mm밖에 안된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다. 내부는 보안 상의 문제로 사진 찍지 못했으나 내부도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 인상 깊었다.
스쳐 지나가듯이 본 가츠오 시노하라의 작은 집. 도쿄에서 60년대에 지어진 작은 집이고, 집 통째로 철거해서 독일로 옮겨왔다고 했다.
자하하디드의 첫번쨰 실질적 건축물로 유명한 비트라 소방서. 모든 선들이 평행하지 않다고 한다. 내부 벽도 똑바로 서있지 않고 묘하게 기울어져있으며 심지어 화장실 벽도 애매하게 기울어져있다. 분명 나는 잘 서있는데 뒤로 젖혀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실질적인 활용은 어려웠어서 실제로 소방서로 사용된 기간은 2년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확실히 역동성과 창의성만큼은 멋있었다. 문득 가이드한테 왜 굳이 건물을 이렇게 지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재밌잖아요" 하는 단순한 답변이 돌아왔다. 디자인을 배우면서 실용적이고 쓰기 편한 것 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는데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재밌으면 그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리의 작폼도 타다오의 작품도 "굳이" 추가한 요소들이 많았다. 그것이 자연과의 유기성을 위해서이던, 자신의 스타일을 뽐내기 위해서이던. 우리가 디자인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고 궁극적으로 어떤 목표를 지향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하게 되었다.
전시의 끝으로는 유명한 의자 전시장이 있는 빨간 건물. 건물의 외벽이 굉장히 독특하였다. 자연스러운 질감과 변화를 주기위해 일반적인 빨간 벽돌을 반으로 잘라 사용했다고 한다. 각기 다른 모양의 벽돌들이 재미있는 텍스쳐를 만들어냈다.
내부는 세계에서 컬랙팅 한 다양한 의자들이 모아져 있었다. 비트라의 제품도 있고 아닌 제품도 있었다. 새삼 비싼 의자들의 가격에 놀랐다. 유료 전시들은 솔직히 기대에 비해 볼게 많지는 않았다. 시간이 촉박하고 예산이 빠듯하다면 건축 투어만 해도 충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에 위치해있던 조형물. 날이 맑으면 미끄럼틀도 탈 수 있는데 아쉽게도 비가 와서 타지는 못했다.
그리고 공장 단지를 둘러보다보면 Vitra Circle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샘플로 제작했거나 전시했던 상품을 30-50% 정도를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근데도 의자 하나에 50이 넘고, 유명한 코끼리 모양 인형도 20만 원 돈 해서 살 엄두도 못 냈다 ㅎ... 프라이탁 가방도 크게 세일 중이니 관심 있으면 들려볼 만한 것 같다.
하나의 공장 부지에서 컴팩트하게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을 몰아서 볼 수 있어 너무나도 흥미로었다. 특히 건축 투어를 진행해 주시는 분들이 너무 전문적이고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시고 질문 대답도 잘해주셔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건축, 디자인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유럽에서 50곳이 넘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했었는데 가장 알차고 느낀 게 많았던 박물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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