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교환학생의 최고 장점은 여기저기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것 아닐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들은 라이언 에어랑 이지젯같은 저가 항공을 많이 이용하게 되는데 저렴한 가격 만큼 쉽지 않은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 제네바는 이지젯이 여기저기 취항하는데 10번 가까이 이용하면서 느낀 솔직한 후기를 기록해 보겠다.
장점
거부 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
유럽 내 어디든지 어지간하면 편도 100유로 내로 끊을 수 있다. 오히려 국경 넘는 기차들보다 저렴한 경우도 많은 것 같았다. 특히 3주 정도 여유를 두고 예약하면 3-40유로 선에서도 표를 끊을 수 있다. ( 다만 게으른 내가 문제지...) 정말 비싸더라도 200유로 이상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모바일로 모든게 가능한 편리함
예매부터 체크인, 보딩패스 확인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가능해 편리하다. 추가 비용을 내기 싫어서 나는 주로 small cabin bag만 들고 타는데, 그러다 보니 짐도 맡기지 않아도 돼서 공항에서 탑승게이트까지 30분도 안 걸리는 경우가 많다. 보딩패스도 애플월릿으로 저장해 놓고 큐알 검사만 게이트에서 하면 되니까 진짜 편하다.
의외로 편안한 좌석/ 시설
타기전부터 좌석이 조금 불안했는데 의외로 아주 편했다. 서양인 기준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좌석 간의 거리가 제법 커서 165의 키를 가진 나는 무릎부터 한 뼘 이상이 남아 좌석 밑에 짐을 두고서도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단거리 노선 위주이다 보니까 좌석을 뒤로 젖힐 수는 없었는데 남들도 젖히다 보니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중간에 2.5유로 정도에 물을 파는데 오히려 공항보다 저렴했다. 이 외에도 간단한 책상 등이 구비되어 있어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승무원분들도 다들 밝고 친절하셨다. 화장실이나 기내 시설들도 깔끔한 편인 것 같다.
단점
빈번한 연착
제네바- 코펜하겐 여정은 괜찮았으나, 코펜하겐에서 돌아올 때 도합 2시간 이상이 연착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이로 인해 제네바 공항에서 기숙사까지 막차를 못탈 뻔한 불상사가 생겼다. 몇 주 후 친구가 제네바로 놀러 왔는데, 또 이지젯이 연착되어 새벽에 도시를 헤매었다. 브뤼셀- 제네바 비행기도 처음 공지상으로는 2시간 실제로는 1시간 반정도 연착이 되어, 중앙역에서 기숙사까지 사십 분을 걸어왔다.
진짜 화나는 거는 연착에 대한 공지를 이미 공항에 도착해 있을 보딩 시간 1-2시간 전에 해서 미리 대비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공항에서 4시간씩 앉아있다보면 돈 많이 벌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보니까 비행기를 진짜 빡세게 돌리더라. 앱에서 실시간으로 내가 탈 비행기를 볼 수 있는데, 니스-제네바, 제네바- 브뤼셀을 막 운행한 비행기를 탔다. 심지어 이전 승객들이 브뤼셀에 도착해서 내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앞뒤 시간을 너무 촉박하게 배치해보다 보니까 연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하...저가 항공사답게 보상 규정도 많지 않고, 그마저 있는 보상도 받기 어렵다고 들었다. 바로 다음 비행기나 기차를 타야 하는 경우, 꼭 참여하는 행사가 있는 경우에는 시간을 널널이 잡거나, 다른 항공사를 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번외로
너무 먼 탑승구
저가 항공사 답게 가장 안 좋은 위치에 탑승구가 있었다. 코펜하겐의 경우 터미널 3의 가장 끝쪽에 있었다. 별생각 없이 면세품들이 있는 곳에서 놀고 있었는데, 30분 남아서 슬슬 가려고 보니까 탑승구까지 공항 내에서 20분이 넘게 걸리더라. 엄청 뛰어서 가서 15분 정도에 끊었지만, 진짜 쉽지 않았다. 제네바에서도 입국장이랑 게이트가 무지 멀어 막차 시간 아슬아슬할 때 가슴이 너무 쫄린다. 공항 안에서만 2000보 걸어서 나온 적도 있음.
기내 수하물 제한
이지젯에서 추가 운임 없이 티캣을 구매하게 되면 small under seat bag만 가능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내 수하물임에도 머리위에 보관하지 못하고 의자 밑에다가 보관해야 한다. 45*36*20으로 아마 어지간한 기내용 케리어는 불가능하다. 아주 커다란 여행용 배낭도 불가능하다. 내가 애매하게 사이즈가 맞았는데 눈치를 주며 들어가게 했더. 보니까 어지간한 배낭까지는 허용해 주고, 캐리어나 손으로 드는 스포츠 가방 같은 것들은 무조건 검사를 했다, 보딩 하는 곳 앞에서 수하물 크기애 걸리게 되면 스위스 기준 80 프랑, 한국돈으로 12만 원 정도를 물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었다.
또 핸드백 같은 작은 백도 들고온 가방에다가 넣어야지만 인정을 해주던데, 타다 보니까 꼼수가 늘어, 외투 안에다가 가방을 메어 티가 안 나게 들어가면 뭐라 하지는 않았다. 기념품 너무 많이 사서 자리가 정말 없을 때에는 바지 두 겹, 외투 세 겹 씩 입고 타기도 했다. ㅋㅋ
진짜 말많고 탈 많은 이지젯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또다시 예약해 버리는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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