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 몽블랑- 샤모니 당일치기
제네바로 교환학생을 온 지 2주 차. 제네바는 참 고요하고 지루한 도시인 것 같다. 유명한 관광지(UN, 레만 호)등 은 3시간 안에 다 볼 수 있고, 물가가 너무 비싸 뭘 특별하게 놀기에도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아주 기가 막힌 교통의 요지라는 것. 프랑스 어디든 기차로 3시간 내로 갈 수 있고, easy jet 취항지라 7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유럽 주요 도시를 2시간 내로 비행기로 갈 수 있다. 덕분에 텅장 되는 중ㅎ...
학교가 시작하기 전 잠깐 시간이 나서 당일치기 몽블랑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시간이 많이 없었던 관계로 마이리얼트립의 '샤모니와 몽블랑 산맥 여행 (제네바 출발)' 상품을 이용했고, 왕복 버스 편, 에귀뒤미디 케이블카 탑승권, 메르드글라스 산악 열차까지 모두 포함된 옵션으로 30만 원 정도를 지불했다. 제네바 중앙 Bel-Air 근처에서 버스를 타서 시골길을 따라 1시간 반정도 이동하니 샤모니에 도착했다. 가는 길 내내 고도가 점점 높아지는지 귀가 제법 먹먹했다. 또 올라가는 내내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데, 참 평화로웠다.
에귀디미디 케이블카, 몽블랑 정상에서 먹는 도시락!
몽블랑까지는 케이블카를 한번 갈아타 올라간다. 생각보다 크고, 사람도 많이 타고 속도도 빨라서 놀랐다. 산 밑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서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스키나 얼음 암벽 등반 장비 같은걸 매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더라.
샤모니에 도착했을 때도 아침이라 조금 쌀쌀했는데, 몽블랑 꼭대기는 진짜 무지막지하게 추웠다. 멘투멘만 입고 온 한국인 친구와, 짧은 치마를 입고 온 일본인 친구는 입 돌아가기 일보직전이었고, 목티에 맨투맨에 바람막이까지 나름 중무장을 했다고 생각한 나도 이가 캐스터내츠를 쳤다. 그 와중에 우리가 갔을 때 정상에 구름이 걸려서 더 추웠고, 풍경이 보이지도 않아 아쉬웠다. 호달달 떨면서 대충 사진 찍고 어서 내려왔다. 정상에서 화장실을 들렸는데 구멍이 휑한 게 엉덩이가 시려워서 무서웠다ㅋㅋㅋ
중간 케이블카에서 친구들과 싸 온 도시락을 나눠먹었다. 정상 위랑은 다르게 날도 화창하고 따스해서 피크닉 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오늘의 메뉴는 우현이가 싸준 샌드위치랑 내가 싸 온 복숭아랑 빵!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 나온 널찍한 바위에 자리를 잡았다.
햇빛은 따듯하고, 풍경은 절경이고, 날도 선선하니 정말 행복했다. 진짜 여유를 즐기는 기분이었다.
메르드글라스 산악열차/ 빙하 동굴
점심 먹은 후의 일정은 메르 드 글라스 산악 열차와 빙하 동굴 관광! 산악 열차를 타고 25분 정도를 올라갔다. 메르드글라스 산악열차팁이 있다면 후다닥 달려 문쪽이랑 가까운 쪽의 창가에 앉자. 샤모니의 절경이 쭈욱 보인다!
빙하 동굴을 보기 위해서는 작은 케이블카를 한번 타고, 수 없이 많은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중간중간에 1950년대 빙하 높이 이런 식으로 시기별 빙하의 높이가 표기되어 있었는데, 가장 마지막 표기인 2010년도 표기와도 빙하가 10미터 이상 아래 있어서 정말 지구온난화가 심각하구나 채감 할 수 있었다.
20분 정도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빙하동굴이 나온다. 정말 어디서도 본적 없는 푸른빛과 새어 나오는 햇빛이 조화를 이루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근데 이마저도 물이 뚝뚝 떨어지며 녹고 있었고, 우리가 다녀온 후 며칠 수 해당 동굴은 안전상의 문제로 폐쇄하였다고 한다.
올라오는 길은 진짜 극악이었다. 계단도 너무 많고, 약간 고산병도 돌아서 너무 힘이 들었다. 또 케이블카가 중간에 10분 정도 멈췄는데, 같이 탄 외국 할아버지 한분이 가쁜 숨을 내쉬며 너무 무서워하셔서 나도 덩달아 엄청 불안해졌다.
가쁜 숨을 내쉬고 다시 산악열차를 탔는데 예상치 못한 선물이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비가 살짝 내렸더니, 쌍무지게가 떴다. 이렇게 행운일 수가! 몽블랑과 빙하에 뜬 무지개를 산악열차 안에서 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너무 피곤했지만 마지막에 무지개로 행복하게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제네바로 다시 돌아오니 6시 반 정도. 긱사로 돌아가 우현이랑 육개장 하나 끓여 먹고 든든하니 여행을 마무리했다! 교환 오길 잘했다고 처음으로 생각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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