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글로벌 커리어 투어
좋은 기회로 학교에서 보내주는 글로벌 커리어 투어에 참여하게 되었다. 매년 도쿄, 뉴욕, 홍콩 등의 도시를 번갈아가며 방문해 현직에서 일하는 UIC 알럼나이들과 만나 조언도 얻고, 회사 투어도 하며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는 싱가포르를 방문했는데, 자체 부담금은 60만 원 + 개인 여행 경비이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지원해 주었다. 성수기에 물가 꽤 비싼 싱가포르를 60만 원에 방문하다니! 아주 러키 했다.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국제대학에 다니는 후배들이 있다면 꼭 한번 지원해 보기를 바란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인원을 꽤나 고르게 뽑아주고, (아마도...) 인턴 경력이나 대외활동 경력보다는 얼마나 학교생활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는지, 인터뷰에서 얼마나 적극적인지 등을 보는 것 같았다.
매일 회사 2곳, 총 6곳을 방문했고, 중간에 싱가폴 국경일이 껴 하루는 그냥 자유시간으로 싱가포르 문화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싱가포르 커리어 투어는 내 인생에 있어 크나큰 자극점이 되었던 만큼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다. 전반적인 사내 분위기, 면접과 레주메에 대한 조언 등을 내가 이해한 데로 서술한 것이고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 알아서 걸러 읽어주세요~
Apple
애플은 애플답게(?) 깔끔하다 못해 결벽증에 걸린듯한 분위기였다. 사방이 하얗고 티 하나 없었다. 책상 정리 안하면 열라 눈치 보일 것 같은 느낌. 또 모든 게 보안사항이라 내부에 사진 찍을 수 있는 것도 한정적이었고, 선배님께 질문을 해도 보안 이슈로 별다른 정보를 알 수 없었다.
유일하게 남긴건 사내 카페에서 파는 애플모양 마차라테. 옆에 파는 젤라토도 맛났다.
애플과 정확하게 반대 분위기였다. 사방이 알록달록하니 제법 정신사나웠다. .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구역마다 색깔이 달랐고, 정말 일관성이 있는 듯 없는 듯 꾸며져 있어서 정신없음을 한층 더했다. 계단들은 무슨 호그와트 계단들처럼 여기저기 놓여 있었고, 자율좌석제인만큼 자리도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어 회사라기보다는 무슨 촬영장 같은 느낌이 강했다.
내부가 하나의 도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정말 크고 없는 것 빼고 다있었다.
클라이밍장, 미용실, 마사지장부터 숨겨진 바까지!! 또 매달 콘셉트가 바뀌어 가면서 식당 인테리어가 변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프라이드 먼스라 무지개 색이 곳곳에 있었다.
10학번 선배들 두 분께서 2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구글에 대한 소개와 QnA를 진행해 주셨다.
전반적으로 구글이 개인의 발전과 조직의 발전에 있어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 개인의 자유와 복지가 보장되는 만큼, 성과에 대해서도 굉장히 엄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육아휴직을 하던, 재택을 하던, 탄력근무를 하던 그것이 너의 생산성을 높이고 리프래시하는데 효과적이라면 마음껏 써! 근데 너가 너가 목표로 정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것에 대한 책임은 질 거야! 하는 메시지가 꽤나 강하게 느껴졌다
.
선배님들이 채용과정에 대해서도 꽤나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셨다. 구글은 잠재적인 후보자들을 평가할 때 네 가지 항목을 알고자 한다고 한다. 첫 번째로 개인의 사고력을 판단하는 인터뷰가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문제 양식이 컨의 게스티메이션과 꽤나 유사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ex) 동네 베이커리에 구글 서치 에드를 홍보할 방안을 생각해 봐!) 이러한 막연한 질문을 받았을 때, 인터뷰어에게 적절한 질문을 해 상황을 좁혀서 가정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Role관련된 전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인터뷰가 있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이전 경력과 이번에 지원하는 role에 대해 깊게 물어보고, 대졸 신입의 경우에는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은지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보는 듯. 셋째, 리더십 관련 질문이 있다고 한다. IT기업인 마크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트렌드를 빠른 속도로 인식하고, 이에 맞추어 적응과 발전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모호한 상황에서 개척해 나가며 목표를 이루는 능력을 높게 산다고 함. 끝으로. 구글은 회사 문화에 대한 후보자의 적합성을 언급하는 "구글스러움" (Googliness)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똑똑한 사람은 많지만 똑똑하면서도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능력이 좋아도 공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찰하려는 사람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회사는 어떻게 일하는지를 엿보며 조직문화는 어때야 하는가, 무엇이 글로벌 인재인가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Delloite
예상외로 가장 기억에 남는 회사였다. 회사 로비가 호텔보다 좋아. 냄새도 좋아. 층고도 높아... 화려함에 취한... 다....
딜로이트 직원분들을 보며 Hustle 하는 삶을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정장을 입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자기 직업에 엄청난 프라이드를 가지고 일하는 점이 정말 멋있었다.
한 인도네시아 법무팀 팀장 여성분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자기는 커리어 적으로는 큰 성공을 이뤘지만 좋은 엄마는 아니었다고 한다. 커리어 우먼으로 살면서 느꼈던 고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정말 와닿았다.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도 싶지만 개인적인 성공도 이루고 싶은데 그 절충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의 이후에는 현직자 분들과 2:1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거의 한 시간 정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회계법인/ 컨설팅 분야에는 아주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 현직자 분들과 말씀을 나누다 보니 의외로 나랑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다른 클라이언트를 만나며, 새로운 분야를 계속해서 공부해 아이디어를 쥐어 짜야하고, 스스로를 몰아붙여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게 버거워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천직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Grab
싱가포르 그랩이 10% 이상의 인원을 정리해고 하면서 분위기가 아주 좋지는 않았다. 창의 기술 경영을 전공한 선배님이
IT 분야 기획자를 꿈꾸는 나에게 꽤나 도움이 되는 강의였다. 개발과 디자이너, 기획자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돌아가고 서비스 개발은 어떠한 프로세스로 돌아가는지에 대해 톺아볼 수 있었다.
사내 식당에서 Grab pay만 쓸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좀 불편했다.
Hyundai Smart Factory
홀리몰리... 이곳은 미래 세상인가요? 카메라가 휙휙 돌면서 아주 작은 결함까지 찾아내는 로봇이라던지, 끝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옥상에 있는 자동차 트랙 등 정신이 어질어질할 정도로 신기술들이 많았다. 기밀을 이유로 사진 촬영을 할 수는 없었지만 공장 투어는 정말 즐거웠다. 공장 투어 외에도 직원분들이 인터뷰 팁, 링크드인 팁, 레주메 팁 등에 대한 강연을 해주셨다. 다양한 인턴십, 동아리, 개인 경험 등 점같이 흩뿌려져 있는 경험들을 잘 엮고 발전 과정이라는 뼈대에 살을 붙이는 느낌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레쥬메의 활동 서술 순서까지도 유의해 적으라는 조언이 도움이 되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직종이 직종이다 보니 여자화장실이 정말 작았던 기억이 난다.
United Overseas Bank
HR팀장 분, 아시아 기업 합병 담당자분, 그리고 또다른 HR 담당자 분 2명까지 총 네 명이 들어오셨다. 간단하게 국제적인 은행이 하는 일에 대해서 소개해주시고,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1:1 레주메 첨삭도 해주셨다. HR 분 들이신 만큼 자기만의 채용 노하우를 대입해서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쏙쏙 되었다. 몇 가지 기억나는 포인트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분량은 한 장이네, 깔끔한 디자인으로. 인사담당자들은 평균적으로 한 레주메당 4초 정도 본다.
- 깔끔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 수치로 보여줘라.
ex) 인스타그램 운영을 하며 마케팅 노하우를 배웠다-> 한 학기 동안 학회 인스타그램 담당자로 활동하며 팔로워를 130% 증가시켰고, 도달률을 230% 증가시켰다. 이를 통해 마케팅 실무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ex) UX적 설루션으로 파일 저장과 일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앱을 개발하였다-> 파일과 일정 관리에 있어 기존 방법 대비 4단계가량 단축가능한 설루션을 개발해 ~한 대회에서 ~한 성과를 이뤘다.
- 직무와 관련이 없는 분야에 대해 서술 시 면접을 대비해 충분히 이유를 빌드업해라.
ex) 나는 IT 기획 직무에 관심이 많지만 MD학회를 하며 패션 관련 경험이 많아 이에 대한 내용이 레주메에 많았다. 이 부분에 대해 HR분이 질문을 주셨고 이에 대한 답변으로 "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를 읽으며 이에 맞는 상품을 기획했던 경험, 상품의 기획부터 업체 미팅, 마케팅, CS까지 처리해 본 경험이 어떻게 IT 기획 직무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 이상적인 답변이라고 칭찬해 주셨다.
- 링크드인 등을 통해 관심 분야 리크루터에게 손을 뻗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 스페셜리스트-> 제너럴리스트까지
- 장점을 강조하되 솔직해라
대학에 들어오기 전이었다면 해외 취업이나 이런 해외 유수 기업들에 대해서 상상도 못 했던 것 같은데, 좋은 기회로 2023 GCT에 참가하게 되어 내 미래에 대해서 조금 더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실을 길러서 즐겁고 또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여행 일기 > 2023 Singapore GC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가포르 자유여행] 원조 싱가폴 슬링, Raffles Hotel Long Bar (1) | 2023.08.28 |
---|---|
[오차드로드 바샤커피] 아이온 오차드 바샤커피 카페 이용 후기 (2) | 2023.08.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