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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서울,1964년 겨울> 줄거리와 해석, 외로운 서울의 조각

by worker-uni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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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964년 겨울> 줄거리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육사 시험 미끄러지고 구청 병사계 직원으로 일하는 고졸자인 나와 대학원생인 안의 대화로 소설은 시작한다. 포장마차 안에서 술을 마시며 자신이 본 것 자신이 남긴 행위들을 말하며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저마다의 감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때 한 사내가 등장한다. 그는 합석을 청하고 안과 나는 그를 승낙한다. 사내는 자신이 오늘 아내의 시체를 돈을 받고 팔았고 오늘 돈을 모두 다 쓰고자 한다고 이야기한다. 셋은 이곳저곳 거리를 떠돌다 불구경을 하기 시작한다. 사내는 남은 돈을 모조리 불에 던지고 만다. 그들은 여관에 들어간다. ‘나’는 무언가 아는 듯 모두 한방에 들어갈 것을 권하지만 안의 반대로 서로 각방을 쓰게 된다. 다음 나라 아저씨는 죽어있고 안은”역시 죽어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과 나는 일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황급히 여관을 떠난다. 소설은 안이 앙상한 가로수 밑에서 “우리는 너무 늙은 것 같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건네며 끝난다.

 

시대적 배경과 김승옥 작가

1964년,  4.19의 피나는 노력과 희생으로 얻은 민주적인 자유, 그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 왔던 학생들의 반격이 6.3 사태 모두 군사정부에 의해 수포로 돌아갔다. 소설이 암울했던 1964년의서울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배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또한  차가워진 현실을 잘 보여주는 ’ 한국 시민 사회의 자화상’ 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60년대 경제성장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여러 가지 모순과 문제들을 보여준다. ‘안’과 ‘나’ 그리고 ‘아저씨’의 차갑고 무정한 행위로 현대인에 대한 풍자와 묘사를 하고 있다. 

작가 김승옥은 1941년 오사카에서 출생하였고 소설을 좋아하는 문학도였다. 1960년 서울대학교 불어불문과에 입학하였고 대학교 2학년의 젊은 나이로 등단하였다. 대학교를 입학한 시대가 4.19 혁명이 일어난년도고 적극적으로 시위를 참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이청준, 최인훈 등의 문인들과 함께 4.19세대라고 불린다. 뛰어난 감수성과, 당 시대의 사회상과 인간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소설로 문학계의 큰 파장을 일으킨 작가다.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작품인 무진기행 유사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진기행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주인공 '나'는 제약회사의 중역으로 돈 많은 아내를 얻어 출세를 하는 중이다. 그러던 중 고향 무진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옛 모습을 발견하고 과거의 사랑을 만나 하인숙 여인과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상경을 요구하는 전보를 받고 갈등한다. 그는 결국 부끄러움을 느끼며 서울로 간다. 무미건조하지만 자유와 무책임의 장소인 무진과 성공이 보장되어있지만 책임이 요구되는 현실 속 서울. 둘의 대비가 아주 인상 깊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인생 소설이라고 꼽을 수 있는 소설인만큼 다음 포스트에서 꼭 다루도록 하겠다.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은 표현방식과 주제어에 있어 공통점을 띈다. 둘 다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고민과 성찰의 장면이 나온다. <서울, 1964년 겨울>의 '안'과 '나'의 대화에서 <무진기행>에서는 아내의 전보를 갈등하는 '나'의 모습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현실세계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무진기행은 중심 소재인 반투명성의 속성을 가진 안개라는 소재를 통해, 1960년대 불확실한 현실과 젊은이들이 방황하는 현실을 함축했다.  1964년 서울에서는 아저씨와 있었던 일을 통하여 암울한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김승옥 소설의  현실 비판적 태도와 자기 세계 확립이라는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안과 나의 작은 대화 조각들

대학원생 '안'과 '나'는 공통적으로 날 수 있고 동시에 내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으로는 파리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인간이 그토록 쉽게 죽일 수 있는 것이파리 밖에 없다는 것은 그들의 삶의 누추함과 비루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시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파리를 사랑하는 것은 그들이 이미 사회에서 자신들은 소외받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규정하며 파리에 이입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안'과 '나'은 계속해서 꿈틀거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안'은 이를 데모와 연결 지어 설명하며, 안은 사회 현실에 대한 분노를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항상 불발로 끝나는 자신에게 회의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식인으로서 느끼는 사회문제의식을 토로할 공간이 없어 그는 지식인 혼자만의 고립으로 이어지며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며 자기 소외가 이뤄진다. 

 

 

 

 

우리는 2022년 어떤 서울에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너무 늙지는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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