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주리 미술관
원래 파리 근교의 모네의 집을 가고 싶었으나 2박 3일의 짧은 일정에는 방문이 어려울 것 같아서 대신에 지베르니 모네의 집에서 그린 '수련'이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을 방문했다. 급하게 결정한지라 예매를 하지 못했다. 최소 일주일 전에는 예약하는게 안전한 듯 하다.
예매자와 현장 구매자의 줄이 나눠져 있었다. 20분 단위로 타임슬롯이 있는 것 같았고 각 타임 별 예매자들을 들여보냈고 남은 인원에 대해 현장 구매자들을 들여보내는 것 같았다. 11시 정도에 도착했고 11시 45분에 입장했다. 늦지 않은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고, 우리 이후에 줄이 2배 이상 길어졌다. 티켓 예매를 못했다면 10시에 오픈런하기를 추천!
1층은 전버 모네의 수련 연작으로 꾸며져 있었다. 거대한 그린 네점이 방 하나를 빙 둘러 구성되어잇엇고, 동일한 구성으로 방이 하나 더 있었다. 천장에는 자연광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모네 수련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참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 미술관을 좋아하지만 갈 때 마다 와 멋있다, 신기하다 정도였지, 신선한 감동을 얻은 적은 거의 없었는데 모네의 수련은 대면하는 것 만으로도 감동이 있었다.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구성과 색체를 보며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상상하게 되었다.구름이 비춰진 모습, 무성한 나무가 비춰진 모습이겠거니 추론을 하다보니 어느세 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은 말년 30년동안 그린 연작이고 총 60개의 작품이 있다고 한다. 시간과 관점에 따라 재각기 다른 그림들이었지만, 점점 백내장이 들어 시력이 나빠지며 형태가 점점 뭉개지고 색채는 강렬해진 그의 그림이 정말 인상깊었다.
박물관 지하에는 모네의 수련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어싿. 폴세잔, 앙리 마티스처럼 고등학교 미술사 수업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직접 보는게 마치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었다. 오랑주리 미술관 인테리어도 너무 멋지고, 사람도 타임슬롯으로 나눠 받는 만큼 아주 붐비지는 않아 정말 추천하는 파리 여행 코스였다.
피카소 미술관
8유로를 지불 했던 것 같다. EU 학생이면 박물관하고 미술관이 대부분 다 무료인데 스위스는 EU 가 아니라 아쉽게도 할인혜택은 없었다. ㅠㅠ 아침에 오픈 시간과 가까이 가서 그런지 줄은 5분정도 대기했고, 관람하는데도 크게 붐비지 않았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짐 보관소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
시기별로, 작품의 화풍별로 나뉘어져 작품들이 전시 되어있었다. 조각상과 콜라쥬, 평면 작품에서 각각 같은 주제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는게 흥미로웠다. 특히 인간의 몸에 대해서 피카소가 어떻게 관찰을 하고 분석한건지 상상해보는게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냥 보면 낙서 같은데, 뭔가 그 안에 의미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았다.
한가지 아쉬웠던건, 2층, 3층은 공사중이라 아예 관람 금지였다. 지하 1층만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40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는 분량이라 조금 아쉬웠다. (미리 공지라도 해주지 ㅠㅠ)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
파리에서 제네바로 직행 열차 티켓이 129유로로 너무 비싸서 1시간 반정도가 더 소요되는 리옹 환승 열차를 탔다. 갈길이 먼데 아뿔사, 핸드폰 밧데리가 60%가 남았자먼 산지 3년차 막굴린 아이폰은 배터리가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고 있었고 리옹에 도착할 때 쯤 돼내 15% 밖에 남지 않았다.
결국 리옹에서 제네바로 올때는 결국 강제 디지털 단식을 해야했다. 하필이면 기차의 소음과 소매치기에 대한 걱정으로 잠도 안오고, 어두 컴컴한 밤이라 한가위보름달 말고는 밖에 아무것도 안보여 할게 그닥 없었다. 버스에서, 카페에서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한시도 손을 때지 않던 핸드폰을 내 의지로 이렇게 오래 안한건 처음이었다. 너무 심심하고 시간이 안나 강제로 생각회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기차에서나는 ㅅ소리의 근원을 생각해보고, 아침에 봤던 미술 작품의 감상에 대해서 곱씹어 보았다.
문뜩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작은 화면 속에 갇혀 사는지 생각하게되었다. . 숏츠나트위터 같은 짧은 토막 콘텐츠에 익숛해져버려 어느세 200자 이상 넘어가는 긴 글을 집중해서 읽기란 거의 불가능 해졌고, 핸드폰이 없으면 아는 길을 찾아가기도 불안해지는 내가 참 한심해졌다. 이쯤 되면 주객전도 된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또, 평소에 혼자 다닐 때 면 음악을 들으면서 걷거나, 전시를 보거나 하는 행위를 좋아하는데 이게 또 얼마나 오롯에 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드리는데 방해가 되는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노이즈 캔슬링이 웅웅거리는 소리에 주변을 오롯이 느끼지 못하지는 않았나 반성해보았다.
묘하게 감성 어려진 소감을 조금 오글 거리지만 몇자 남겨본다.
'스위스 교환 일기 > 2023 파리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 맛집] 마레지구 맛집 추천 "Robert et Louise", 점심부터 혼밥으로 스테이크 먹기! (2) | 2023.10.05 |
---|
댓글